내가 꿈꾸는 심리상담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충북 원스톱 지원센터에 근무하는 박혜영 상담가님을 면담하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에 교복을 입은 학생이 궁금한지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설렘과 뿌듯함으로 면담을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

Q. 상담가의 자질이나 인성적 요소엔 무엇이 있나요?

A. 일단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해와 관심이 필요해요. 그 사람을 이해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상담이 이루어지지 못해요. 이해를 하기위해서 관심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심이 가장 중요해요. 내담자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선 며칠 몇 달이 될 수 있고, 또 상담을 마치는 날까지 문을 열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이 때 상담가는 조급해 하지 말고 내담자가 자신의 진실 된 이야기를 할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답니다.

자신의 꿈을 상담가로 정했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이해, 공감하는 태도를 가지면 좋아요. 인내심을 기르는 연습을 하면 미래에 도움이 많이 되겠죠?

Q.상담가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 인가요?

A.모든 상담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처음엔 학생들이 우울한 표정을 하고 센터를 방문해요 그러나 점점 치료를 받고 상담을 할수록 표정이 밝아지고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볼 때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껴요.

한 가지 일이 끝나서 느끼는 기쁨이 아닌 아이가 밝은 표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 보람과 기쁨을 주는 것 같아요.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 듣는 것도 보람을 느끼죠.

Q.반대로 상담가 일을 하시면서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A. 아쉬운 점 보다는 힘든 일이 많아요. 상담가가 기쁘고 즐거운 이야기 보다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를 주로 듣게 되요. 마음을 다잡기도 하지만 매일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 자신도 우울해지고 기운이 쏙 빠질 때 가 있어요. 이럴 때는 상담일을 잠시 보류해 두고 마음을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극복해야 한답니다. 상담가의 마음이 진정되어 있지 않으면 상담을 하는 의미가 사라져요. 전문적인 기관이나 상담가들 모임에서 활력소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답니다.

Q.상담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대학교에 가면 다 배워요(웃음)

일단 상담가는 말로써 치료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상담가의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죠. 내담자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밤늦게 성폭력을 당한 학생에게 “너는 왜 밤늦게 돌아다녔니?” 란 질문을 하면 상담가는 정말 궁금해서 일 수도 있지만 학생은 “밤늦게 돌아다녀서 이런 일이 생긴 거야. 다 내 잘못이야” 성폭력은 학생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담가의 말 한마디로 자신을 질책하고 실망할 수 있어요. 정신적인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오히려 그 상처가 더 커진다면 상담의 의미도 사라지겠죠?

또한 직접적인 질문은 삼가는 게 좋아요.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 질문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해요.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상담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상담의 원활한 진행을 도와주죠.

Q마지막으로 여러 갈등을 겪고 있지만 혼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자신의 고민을 드러내지 않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어요. 특히 나와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더 해결하기 힘들죠. 요즘 복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조금만 용기를 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주위사람들 시선이나 나 스스로 자존심은 잠시 접어 두시고, 내 미래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조금만 용기내서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어요. 웃는 얼굴을 보는 게 저희들의 보람이기도 하니까요.

면담을 마치고 사진을 한 장 부탁드렸더니 극구 반대하시며 도망을 가버리셨다고 아쉽지만 혼자서라도 사진을 찍어야 했다.

상담가 님께 “ 열정만 있으면 무슨 꿈이든지 이룰 수 있어요!” 라고 당당하게 말했더니, 상담가 님이 웃으시며

“열정만 있으면 안 돼요.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