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소통과 공감이 큰 장점 … 좋은 학력의 근원은 열정과 노력”
“내 교육 철학은 생명 존중 … 하루를 생활하더라도 행복이 넘치는 학교 만드는 것이 내 목표”

2012년 6월 16일 토요일, 세광고등학교의 양현조 교감선생님을 만났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양현조 선생님은 특유의 인자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건물 4층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인터뷰에 들어갔다.
Q :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 아닙니다. 제자의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줘야죠.(웃음)
Q : 감사합니다. 질문을 몇 가지 드릴 텐데요, 먼저 세광고등학교의 장점이나 자랑거리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 선생님과 학생이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큰 자랑이죠. 흔히들 자랑이라고 하면 특별히 뭘 잘한다, 시설이 좋다 등을 드는데, 사실 그런 것보다도 사제 관계, 선후배 간의 관계, 더 나아가서 학부모님과 학교, 그리고 동문들과 재학생 간의 관계 등 원만하고 서로를 아끼는 이러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마음이 편안해야 행복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생활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학교인거죠. 즉, 하루 이틀 머물고 가는 학교가 아닌, 3년간 몸담고 같이 땀 흘리고 부딪치는 이곳에서 생활 전반이 행복하지 않다면 자랑이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이겠죠. 우리 세광고등학교는 자연스러운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이런 관계를 모든 구성원이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세광고등학교가 전국적으로 학업 면에서 뛰어난 학교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아, 그것도 굉장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학생들이 학문을 탐구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킨다는 것 역시 학교의 큰 자랑이고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죠.
Q : 그렇다면 그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요?
A : 끊임없는 노력이죠. 그리고 그 노력은 열정에서 온 것입니다. 열정이 없는 노력은 큰 성과가 없습니다. 그런데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 즐거울 수도 있고, 성과도 거둘 수가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열정을 갖고 노력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처럼 좋은 학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세광고등학교의 진학 실적 자랑 좀 부탁드릴게요.
A : (웃음)쑥스럽네요. 하지만 당당하게 우리가 노력을 해서 그만큼 거두었으면 자랑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또는 의대, 치대 등으로 진학한 학생만 놓고 자랑하는 것은 약간 편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따라서 나머지 부분도 비례해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 그 쪽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서울대학교를 15년 이상 두 자릿수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중간에 7명이 나왔던 해가 있었지만 그 뒤로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그리고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 합격자의 2/3정도가 더 합격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외에도 특이한 결과가 있는데요, 자연계 학생 중에서 전액 국비 장학금을 받고 일본공대에 진학을 하는 기회가 있는데 1회부터 지금까지 저희 학교 학생들이 빠진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인데, C그룹의 대학을 갈 수준이었던 학생이 졸업할 무렵에는 한 단계 상승한 B그룹의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최우수학교에 들어간 숫자도 많지만, 오히려 더 의미를 두는 것은 그렇게 우수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본인의 기대치 이상으로 진학을 한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꼭 의미를 두고 싶네요.
Q : 선생님의 교육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A : 나의 교육철학이라... 그렇죠. 선생님마다 소신을 가지고 교육에 임하죠. 저의 교육철학은, (생각) 무엇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가, 무엇을 알기 위해서 내가 살아가는가를 보았을 때, 저는 그 물음에 ‘생명 존중’이라고 대답합니다. 생명 존중 사상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 전공 영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죠. 즉, 내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길러내야겠다, 그리고 나 역시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교단에 서 왔습니다. 최근 다중 지능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사람의 능력은 어느 곳에서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모르는 겁니다. 그것을 다 존중을 해주자 이겁니다. 이러한 것들이 제 교육 철학입니다.
Q : 이제 좀 더 편한 질문을 드리려 합니다. 학교 내에서 가장 친한 선생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A : 아~ 저 친한 선생님 많습니다. 물론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겠지만요.(웃음) 한 분을 고르자면 전명운 선생님(영어 과목)과 친합니다. 막걸리 좋아하십니다.(웃음) 안 그럴 것 같은데 노래도 좋아하세요. 나름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시고요. 저는 전명운 선생님과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전명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네요.(웃음)
Q : 평소에는 취미 생활로 어떤 것들을 즐기시는지 궁금합니다.
A : 제 전공이 조각이기 때문에 조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걸 취미라고 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네요. 취미를 생활로 바꿔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독서가 취미가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서를 굉장히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굳이 취미를 말하자면, 자연 감상하는기. 들꽃이나 잡초 등이 어우러져 있는 숲을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Q : 세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 너무 잘해주고 있습니다.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 친구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우주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런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공간 역시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함부로 생활하고 있는 공간을 더럽히거나 망가뜨리는 경솔함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Q : 앞으로의 각오나 목표가 있다면?
A : 저는 우리 세광고등학교를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요. 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우리 세광고등학교만 들어오면 행복이 넘치는, 그런 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전국에서 몇 등, 합격자 몇 명 같은 목표보다는 우리 세광고등학교 안에서 하루를 생활다고 가더라도 행복이 넘치는 곳을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감사의 표현으로 90도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은 여전히 인자한 미소를 보여주고 계셨다. 양현조 선생님의 제자였던 세광고등학교의 한 선생님은 양현조 선생님을 ‘성인’이라고 표현했다. 인터뷰 내내 나는 그에게서 정말 성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